본가에서 휴일을 즐기고 다시 수원으로 올라오는 날이었다.
휴일은 쉴 수 있어 좋지만, 무지출 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휴일은 언제나 사랑이다)
현재 내 용돈 잔액은 2,300원인데 월급날까지는 9일이 남은 상황이다.
특히 이번달은 용돈 15만원 중 10만원 가량을 주식에 넣어버린 하드코어한 상황인데 잘 버틸 수 있을까?
여차 필요하면 etf 1주를 팔아서 생활비로 충당해야할 것 같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오늘 팔아도 다음주 월요일에나 들어오고,
그때는 이미 무지출하기 힘든 주말이 다 지나가 있기에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지금 내 꼴이 귀찮아서 하루이틀 미루다가 결제대금 못갚는 일이랑 별다를 바가 없다.
물론 난 결제 대금을 갚지 못하는게 아니라, 결제 자체를 못하는...
결제일 +2일에 입금이 되는 이 시스템은 참 계륵이라고 느낀다.
물론 금융 거래에 절차가 필요하고 시간이 소요됨을 알고 있지만은
정작 필요할 때 당장 돈이 나오는게 아니라 불편하게 느낀적이 있었다.
주식을 팔자마자 돈이 나오는지 알고있었던 예전 21살의 나는 중고로 카메라를 거래하러 수원에서 전주까지 내려갔었다.
나는 딱 카메라 가격인 50만원만 통장에 넣어둔채 앞으로 다가올 비극을 모른채 전주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문제는 너무 설랜 내가 대금 자동이체일에 거래 약속을 잡았던 것부터 시작되었는데...
아무쪼록 전주에 도착해서 카페에 앉아 판매자분과 카메라를 살펴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판매자분은 전주에 있는 카메라 동호회의 회장이라고 하셨는데, 지역 내 다른 동호회와 마찰이 있었던 것 같았다.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이런 저런 안좋은 이야기들을 말씀해주셨고 나보고 그 동호회는 가입하지 말라고 하셨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고가고 이제 돈도 오갈 차례인데
'... 와우 돈이 20만원밖에 없네 ...?'
거래 내역에 찍힌 자동이체 내역은 잘못이 없었다.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저 .. 죄송하지만 제가 원래 50만원을 맞춰서 돈을 가져왔는데...
대금 결제일이 오늘인줄 모르고 ...
그래서 지금 돈이 20만원밖에 없습니다...
여기 제 명함인데 제가 다음주 월요일에 꼭 보내드려도 될까요?"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판매자는 참 황당했을 것같다.
사실 이 거래는 처음 주말에 약속을 잡았었는데, 내가 금요일로 변경을 했었기도 하고,
기분좋게 거래를 마무리 하려고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으면 나라도 당황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원래 이렇게 안하는데 구매하러 전주까지 내려온 것도 그렇고... 명함도 받았으니까 월요일에 보내는 것으로 하시죠"
그렇게 착한 판매자님과 악덕 구매자는 거래를 성사를 완료했다.
주말이 지나 월요일이 되어서 나는 판매자님께 돈을 송금해드리기 위해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팔았다.
'팔았다... 팔았는데... 돈이 안들어온다... ㅠㅠ'
내 등이 또 나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그때야 난 이 +2 결제일의 시스템을 알게 되었다...
분명 어디선가 저 시스템을 읽은 적이 있었을텐데 실제로 경험하니 아찔하더라.
다행이도 친구한테 이틀후에 돌려주겠다 약속하고 중고 거래를 잘 마쳤는데
두번 다시 경험하기는 싫은 에피소드였다.
무계획적인 주식 매도를 지양할 수도, 무계획적인 사람이 될 수도 있다.
ps. 비상금 통장을 꼭 만들자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 주식 담보대출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근데 왠지 대출은 아깝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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